홍역: 세계보건기구, '홍역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Baby with measles (or rubella)

사진 출처, Getty Images

홍역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발생 원인에 관심이 집중된다.

질병관리본부는 해외에서 홍역에 감염된 후 귀국한 사람이 감염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홍역 발생 건수가 급증했다.

2017년보다 30% 증가한 17만3천 건으로 집계됐다며, 이유는 안이한 대응, 의료 시스템 문제, 그리고 백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홍역의 위험성'

홍역은 폐렴, 감염, 뇌염(뇌 부위가 부어오름)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WHO 보고서는 지난 17년간 전 세계의 홍역 감염 추이를 살폈다. WHO에 따르면 2017년 홍역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1만 명이었고, 2018년엔도 이 수치가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2018년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홍역 발생의 꾸준한 증가 원인으로는 유럽 등에서 홍역 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유럽 외에도 북미와 남미, 지중해 동부지역 등에서도 홍역 환자가 급증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그리스 등에서 환자가 꾸준히 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태평양 지역만 유일하게 홍역 환자가 줄었다.

'안이한 대응'

WHO는 해외여행 등으로 국가 간 인구 이동이 많은 가운데, 홍역 전염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은 2014년 WHO로부터 홍역 퇴치 국가로 인증받았고, 영국의 경우 불과 2017년 해당 인증을 받았다.

WHO의 마틴 프리에드 박사도 BBC에 유럽 일부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예방 접종을 시키지 않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Vaccinating with the MMR jab

사진 출처, Science Photo Library

그는 "특히 유럽에서 '백신 불신'이 강하다"며 "일부는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지만 상당수가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SNS가 문제라며 "선진 공업국은 안이한 대응을 하지 않아야 하고, 홍역이 폭풍처럼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아주 많은 아이들이 예방 접종을 안 받아야 홍역 비상이 걸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적은 수만 접종을 안 받아도 빠르게 확산된다고 경고했다.

BBC의 의학 전문 기자 스미사 문다사드도 역설적이지만 어찌 보면 "백신의 성공이 초래한 사태"라며, 그동안 예방 접종을 통해 홍역이 많지 않았기에 홍역의 위험성을 간과했다고 설명했다.

WHO의 수먀 스와미나탄 박사도 "수십 년 간 홍역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 온 성과가 한순간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