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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표기 '절반의 승리'…이제부터가 진짜 승부

동해 표기 '절반의 승리'…이제부터가 진짜 승부
국제수로기구, IHO가 바다 이름을 명칭이 아닌 번호로 표기하는 방식의 새 해도집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해도집을 근거로 '일본해' 단독 표기를 주장했던 일본의 논리는 크게 힘을 잃게 됐습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지도에 '동해'가 병기되느냐는 다른 문제여서 앞으로 이를 둘러싼 한일 간 외교전이야말로 진짜 승부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17일) 외교부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IHO 회원국들은 전날 화상으로 열린 총회 토의에서 해도집 '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개정판(S-130) 도입에 합의했습니다.

이번 개정판은 바다를 '동해'나 '일본해'와 같은 명칭이 아닌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각국이 지도를 제작하는 데 있어 바다 명칭을 표기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는 IHO 해도집에서 아예 명칭이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개정판에 '동해' 병기 입장을 관철했으면 최선이었겠지만, '일본해' 단독 표기의 근거는 없앴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동해' 병기를 위한 한국의 노력은 2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관건은 이번 성과가 '동해' 병기의 확산으로 이어지느냐는 문제입니다.

동해 표기 확산의 큰 걸림돌이 사라진 것은 맞지만, 국제사회에선 여전히 '일본해'가 상대적으로 익숙한 터라 지도에 '동해'를 병기하거나 단독 표기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세계 지도에서 동해 병기 비율은 2000년대 초반 2.8%에 불과했지만, 그간 정부와 민간단체 등의 노력에 힘입어 최근에는 41%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민간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조해 구글과 같은 외국계 대기업, 민간 지도업체, 외국 정부 등을 상대로 '동해' 병기를 설득하는 작업을 더욱 가속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이 이처럼 '동해' 병기를 위해 힘을 쏟는 만큼 일본도 '일본해' 단독 표기 사수를 위해 매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장 IHO 총회 결과를 놓고도 한일 양국은 오늘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을 부각하며 맞섰습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오늘 회견에서 "종이에는 '일본해'가 남는다"면서 "우리나라의 주장이 제대로 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S-23이 출판물로 남겨지는 부분만 아전인수격으로 의미를 부여한 것입니다.

이에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IHO 사무총장 보고서를 통해서 S-23이 더이상 유효한 표준이 아니라는 점을 국제수로기구가 공식 확인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일본해 명칭이 표준으로서의 지위가 격하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웹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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