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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는 100만뷰 올렸지만… ‘음식 재사용’ 허위 방송에 간장게장집은 ‘폐업’

입력 : 2020-12-17 22:00:00 수정 : 2020-12-17 16: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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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주인 국민청원 “코로나보다 무서운 유튜버(의 갑질·횡포), 법과 제도로 막을 수 없나?”
하얀트리 유튜브 영상 갈무리.

 

간장게장을 파는 대구의 한 음식점이 유명 유튜버의 허위 폭로 때문에 결국 문을 닫았다. 음식점 사장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억울함을 토로했고, 이에 분개한 누리꾼들은 유튜버를 비난하고 나섰다.

 

유튜브는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매년 꼽힐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유튜버들의 권한 남용이나 횡포를 막을 제도적 장치는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구독자 69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하얀트리’는 대구의 유명한 무한리필 간장게장 식당을 방문해 이 곳이 음식을 재사용한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자신이 리필한 게장에서 밥알이 나왔는데 이를 두고 음식 재사용으로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방송에서 발견된 밥알은 하얀트리가 식사할 때 게장 안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하얀트리는 ‘해명 영상’을 찍기 위해 다시 식당을 찾았지만, 식당은 이미 ‘폐업’한 상태였다.

 

해명 영상에서 하얀트리는 “어떠한 정확한 팩트를 가지고 영상을 풀어나가고 이야기해야 했는데 제 파급력을 생각하지 못한 무지함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해명 영상 역시 166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간장게장 식당은 하얀트리의 영상으로 인해 ‘음식 재사용 식당’이라는 낙인이 찍혀 문을 닫게 됐다고 한다. 이에 점주는 지난 15일 국민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글에서 점주 A씨는 “어느 날 갑자기 맛집 유튜버라며 방문해 촬영했고, 그 유튜버는 며칠 뒤 ‘음식을 재사용하는 무한리필 식당’이라는 제목으로 저희 매장 영상을 업로드해 순식간에 조회수가 100만뷰에 도달할 정도로 이슈가 돼 버리면서, 저희 매장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식당으로 낙인이 찍혀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많은 욕설, 항의, 조롱 등 입에 담지 못할 내용의 전화가 빗발쳤고, 유명 포털사이트 및 여러 커뮤니티들에서 악플들이 난무해 정신적 고통으로 결국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했다.

 

A씨는 식당에서 음식을 재사용한 게 아니라는 댓글과 해명글을 수차례 올렸지만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도 극복하면서 성실하게 운영한 매장을 한 유튜버의 허위 영상 하나로 문을 닫게 된 이 상황이 너무나도 억울하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유튜버의 갑질과 횡포를 법과 제도로 막을 수는 없는지 너무나 답답하고, 자영업자들이 마음 편하게 장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해 줄 것을 청원한다”고 했다.

 

한편 해당 청원이 화제가 된 후 유튜버 하얀트리는 SNS 등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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