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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소 유카 놓고 일본-필리핀 서로 “우리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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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사소 유카. [사진=게티 이미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지난 7일 끝난 제76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사소 유카는 어느 나라 사람일까?

현재 그녀의 국적은 필리핀이다. 미국 언론도 US여자오픈 사상 첫 필리핀 챔피언이 탄생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은 US여자오픈 우승 직후 축전을 보내며 치하했다. 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퀴아오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필리핀 전 국민과 함께 당신의 우승을 축하한다"며 "우리는 당신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올렸다.

하지만 그녀는 일본 이름으로 활동중이다. 도쿄올림픽을 목전에 둔 일본에선 사소 유카를 일본 선수로 여긴다. 스가 총리도 US여자오픈이 끝나자 마자 축전을 보내며 축하했다. 일본 골프계는 지난 4월 마쓰야마 히데키가 ‘명인열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데다 이번 US여자오픈 마저 일본계인 사소 유카와 일본 선수인 하타오카 나사간 연장전으로 치러지자 흥분한 분위기다. 오는 8월 초 도쿄 인근 가스미가제키 골프장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남녀 골프경기에서 일본의 동반 우승을 기대하는 눈치다.

일본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사소 유카는 필리핀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4살 때 일본으로 이주했다. 사소 유카는 일본어를 할 줄 모른다. 일본엔 친구도 없어 부친은 어린 딸을 매일 골프 연습장에 보냈다.

집에 있을 때는 골프 비디오를 봤다. 영상 속 주인공은 로리 매킬로이였다. 왜 사소 유카의 스윙이 매킬로이와 비슷한 지 엿볼 수 있는 성장과정이다. 9살이 되던 해 사소 유카는 아버지에게 프로골퍼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가족은 다시 필리핀으로 이주를 결정했다. 이후 사소 유카는 학교에 가지 않고 홈 스쿨링을 하며 매일 골프를 쳤다.

심정적으로 사소 유카는 필리핀을 모국으로 여기는 듯 하다. 연장전을 치를 때 많은 필리핀 갤러리들이 사소 유카를 응원했다. 사소 유카도 우승 소감에서 “내게 큰 에너지를 준 피노이(필리핀 사람) 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US여자오픈 우승을 계기로 필리핀에서 더 많은 주니어 골퍼들이 나오길 바란다”는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사소 유카는 2년 뒤 일본으로 귀화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아버지의 국적을 따르겠다는 생각에다 현재 활동무대가 일본여자 투어라 그런 것 같다. 그런데 현재 그녀의 스폰서는 필리핀의 물류기업인 ICTSI다. 과거 한화클래식에서 우승했던 노무라 하루와 닮은 꼴이다. 노무라는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일본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그녀의 후원사 역시 일본이 아닌 한국의 한화그룹이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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