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배송의 30%를 담당하는 민노총 화물연대의 불법 파업으로 ‘빵 대란’이 벌어졌다. 전국 3400개 가맹점에서 빵재료와 완성빵을 제때 배달받지 못해 추석대목 영업에 큰 차질이 생겼다. 민노총이 공장 앞에서 연좌 시위를 벌이며 대체 배송차까지 막아선 탓에 심각한 물류지체가 이어지고 있다.

2주 전 광주광역시에서 시작된 민노총의 운송 거부는 15일 전국 10개 파리바게뜨 물류센터가 연대파업에 가세하면서 빵 물류를 마비시켰다. 그런데 불법적 파업을 감행한 이유가 기가 막힌다. 민노총 배송기사들의 계약 상대방인 파리바게뜨 본사(SPC그룹)나 가맹점 때문이 아니다. 민노총과 한노총이 서로 ‘좋은 배달노선을 차지하겠다’며 힘겨루기 하다 해결이 안 되자 덜컥 파업을 시작했다. 이후에는 가맹점에서 요구하는 파업 손해배상을 SPC가 대신해주면 파업을 철회하겠다는 엉뚱한 요구까지 했다. 이 제안을 SPC가 거부하자 기어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노 갈등에 제3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인 것이다.

법도 무시하는 노조 횡포는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을 정도다. 택배노조가 기막힌 ‘을(乙)질’로 대리점 소장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간 게 불과 1주일 전 일이다. 조폭을 연상케 하는 택배노조의 폭행과 폭언, 집단 따돌림 사례가 수없이 드러났다. 건설현장도 ‘저쪽을 자르고 우리 조합원을 투입하라’는 거대노조의 온갖 폭력과 몰상식이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공사장에서 열린 집회 수는 1만3128건으로 하루 36건에 달했다. 노조의 ‘맹활약(?)’에 건설현장에선 노조 소속 근로자의 월급이 비노조원보다 2배 이상 높은 비정상적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쯤되면 거대 노조는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는 단체로 보기 어렵다. 약할 수밖에 없는 비(非)조직화된 동료들을 배제하고, 다른 사회 구성원들의 몫을 빼앗는 악덕 브로커 조직을 연상시킨다. 그래도 정부는 모르쇠다. 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제철에서는 25일째 당진공장 통제센터 불법점거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찰은 팔짱만 끼고 있다. 8·15 광화문 시위와 자영업자 차량시위를 물샐틈없이 틀어막던 놀라운 공권력이 왜 노조 횡포 앞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참다못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중 일부가 화물연대 노조원이 배송하는 물건은 안 받겠다고 선언했다. 임계치를 넘고 있는 국민의 분노를 언제까지 못 본 체할 건가.